아이를 건강하고 낳고 똑똑하게 키우는 일은 물론 가정은 지역과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보육에는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문제 해결부터 우리 아이를 잘 기르고 싶은 부모의 간절한 소망까지 다양한 요구들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가정과 사회의 보육에 대한 관심은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정작 믿을 수 있는 육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부족하다. 이런 육아 정보가 꼭 필요한 초보 엄마들을 위해 국내 보육분야의 권위자인 장혜자 교수에게 10회에 걸쳐 임신기 준비부터 유아기까지 시기별 보육법을 들어본다.
임신기 중 대부분의 여성들은 태어날 아기에 대한 기쁨과 염려가 교차되는 감정을 갖는다. '어떤 아기가 태어날까'부터 '나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까지 이런 저런 기대와 걱정이 이어진다. 이처럼 아기를 임신한 어머니들은 건강한 아기, 똑똑한 아기가 태어나길 바라지만 바쁜 일상과 직장 생활 등으로 인해 임신기간 동안 아기를 위한 태교를 하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임신 중 적절한 체중관리는 필수=태아는 수정 후 280일 동안 어머니의 몸 안에서 자라게 된다. 이 기간 동안 태아의 여러 신체기관이 형성되고, 그 기능이 시작 된다. 수정에서 출산까지 아기가 성장하는 과정은 발아기, 배아기 그리고 태아기로 나뉜다. 발아기는 수정에서부터 수정체가 나팔관을 거쳐 자궁벽에 착상하는 2주간의 시기를 말한다. 수정 후 2-8주 사이를 배아기라고 하는데 신체기관과 신경계가 이 시기에 형성된다.
대체로 임신 6주 전후가 되면 월경의 정지, 유방의 변화, 입덧의 발현으로 가벼운 구토, 후각과 미각의 변화, 가벼운 체온 상승(37.2-37.8℃), 전신 권태감 및 피로감, 다량의 황체호르몬 분비로 인한 대하 및 침액의 증대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태아기는 수정 후 3개월부터 출산까지의 시기로 이 기간 동안 각 기관의 구조가 더욱 정교해지고, 기능이 보다 원활해지는 빠른 발달을 보인다. 임신기간 동안 임산부는 평균 12-16㎏ 정도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 최근에는 직장생활 및 사회적 변화로 인하여 날씬한 몸매가 망가지는 것을 싫어해 임신기간 동안에도 잘 먹지 않는 임산부를 종종 보게된다.
하지만 태내에서 태아의 성장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은 모체가 섭취하는 영양상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태아의 중요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인 임신 10주까지 영양 섭취가 부족하면 태아의 발육상태가 불량해지고, 기형의 발생빈도가 증가하며, 출생 후의 신생아 사망률도 크게 높아진다고 한다. 지나친 체중 증가 역시 위험하다. 이 경우에는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병, 제왕절개 가능성 증가, 분만 시 출혈과다 및 지연 분만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아진다.
◇태반 통해 감정·질병 공유될 수도=임산부와 태아는 태반을 통해 상호 의존되어 있기 때문에 임산부의 정서 상태는 태아에게 직접 영향을 주게 된다. 임산부의 심한 불안, 걱정, 공포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만들며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된다. 이러한 정서적 충격은 태반의 혈액공급을 일시적으로 차단시켜 태아에게 산소 결핍을 유발시킨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신체 발육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출생 후 잘 울고, 잘 놀라는 정서적 불안정을 보일 수 있다.
임산부가 앓고 있는 질병 역시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이되거나 출생 시 감염될 수 있다. 최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감염된 모체로부터 감염된 채 태어난 영아의 수가 점차 증가되고 있다. 이러한 질병은 태반을 통한 감염, 출산 시 모체의 혈액에 의한 감염, 수유 둥을 통해 감염된다.
◇흡연·음주 등에 태아가 노출됐다면=흡연은 임산부의 혈압과 맥박을 상승시키며 혈액의 산소 요구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태아는 만성적인 산소 부족을 경험하게 된다. 임산부의 흡연은 특히 임신 후기, 출산 전 2-4주 사이 태아의 체중 증가시기에 강력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유산이나 사산, 출산 직후에 신생아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태아의 니코틴 중독은 언어 및 인지 발달에 지장을 초래하며, 수면장애,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호흡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임산부의 습관적 음주 역시 태아 알코올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을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큰 문제다. FAS 증후군 아기들은 얼굴, 팔다리, 심장의 기형이 나타나며 정신지체가 수반된다. 또한 매일 한 두 잔 정도라도 반복적인 음주를 하면 영아는 주의집중력 결함을 보이며 특히 임신 3개월 이내의 음주는 태아를 매우 위험하게 할 수 있다.
만약 임신사실을 모르고 흡연, 음주 등 자극에 노출되었다면 즉시 병원에 가서 필요한 검사와 그에 따르는 적절한 조치를 알아보아야 한다. 태아의 건강을 위한 검사에는 양수검사(amniocentesis), 초음파검사(ultrasound), 태아경관찰(fetoscopy) 등이 있다. 여성이라면 어머니가 되기 위한 준비에서 임신기간 동안 자신을 잘 관리해야 함을 알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바쁜 일상들로 임산부가 배 속 아기를 위해 자신의 몸을 돌봐야함에도 불구하고 직장에서의 업무나 일의 양을 먼저 생각하고 있음을 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똑똑한 아기의 출산을 위해 그릇된 습관적 행동이나 잘못된 식생활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임신과 출산의 기쁨을 더욱 크게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ㆍ출처 : 대전일보 오정현 기자(도움말=장혜자 대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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